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의 권주일씨(44)는 복권이 당첨되기 2∼3주
전부터 전에 꾸지 않던 꿈을 꾸었다. 꿈속에 천상에 올라가는 티켓을
사기도 했고,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변을 밟는 꿈을 꾸기도 했다.
이상하게도 좋은 기분이 들었고 그때부터 복권을 사기 시작했다. 계
속 헛방만 날리던 복권이 드디어 지난 달, 관광복권 8회차 2매 1세트
4,000만원에 당첨되었다. 좋은 예감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.
자신의 자리에서 그저 묵묵히 일해 온 온화한 성품의 권주일씨는 당
첨의 기쁨도 덤덤히 받아 들였다. 몇 년 전 뜻하지 않은 일로 손해를
본 금액을 메우고, 형제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고 보니 당첨금이 정확히
맞아 떨어졌다.
아무래도 복권당첨은 신(神)의 소관인 것 같다는 것이 권주일씨의
생각이다. 권씨가 복권을 사기 바로 직전 10만원 어치의 복권을 산 사
람도 있었다고 하는걸 보면 임자는 따로 있는 모양이다.
<쉬어가는 페이지>
# 즉석복권
즉석 복권 이 도입되면서 인스턴트 복권 이라고도 불리운다. 이 복
권은 동전 따위로 긁어내면 당첨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,
지금은 전체 복권의 3분의 2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.
올해는 불황으로 복권 판매도 작년도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
다. 국내 즉석식 복권 인쇄 및 판매량 집계를 담당하고 있는 ㈜코리아
로터리 서비스와 복권 발행 기관들에 따르면, 올 상반기중 판매된 즉
석복권은 모두 1억7천9백50만8천장으로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2억3천
83만7천장에 비해 22.2%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.
복권별로는 기업복권(중소기업진흥공단 발행)이 가장 많이 팔렸는데,
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발행 목적이 불황 속에서 큰 호응을 얻은 데다,
민속놀이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동·식물이나 외국 풍경을 담은 다른
복권에 비해 호감을 줬기 때문으로 복권발행기관들은 분석했다.
이밖에도 체육복권(국민체육진흥공단 발행), 자치복권(제일은행 발
행), 기술복권(한국종합기술금융 발행), 복지복권(근로복지공단), 찬
스복권(주택은행), 관광복권(농협중앙회) 등이 있다.
한때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이 발행하는 즉석복권 대부분이 상금·상
품 란을 동전 등으로 긁지 않아도, 일부 즉석복권에 흰색이나 미색 아
트지를 대고 다리미로 1분 정도 누르면 상금내역이 비춰져 당첨여부를
알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된 적이 있다. 이 사건 이후에 인쇄
방식을 달리 했다.<끝>
